가천대 논술 답안지 작성법 — 영역을 벗어나면 채점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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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논술에서 가장 억울한 감점은 몰라서 생기는 감점이 아닙니다. 다 풀어놓고 규격 때문에 잃는 점수입니다.

이 시험의 답안지는 OMR 카드가 아니라 노트 형식입니다. 마킹이 아니라 손으로 씁니다. 그러니 수능만 준비해 온 학생에게는 처음 만나는 형식이고, 처음 만나는 형식에는 반드시 실수가 나옵니다. 그런데 그 실수는 시험장에서 알아차릴 수 없습니다. 채점이 끝난 뒤에도 알 수 없습니다.

이 글은 2027학년도 수시모집요강과 논술가이드북의 ‘답안 작성 요령’ 조항을 근거로, 시험장에 들어가기 전 반드시 몸에 익혀야 할 규격을 정리한 것입니다. 새로 공부할 내용은 없습니다. 10분이면 다 읽고, 그 10분이 몇 점을 지킵니다.

먼저 알아야 할 것: 이 시험의 답안지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항목규격
답안지 형식노트 형식 답안지에 직접 작성
필기구검정색 펜만
문항 수 / 시간13문항 / 80분 (인문 국어8+수학5, 자연 국어5+수학8)
배점문항당 10점 (단계별 부분점수)

규격 1. 지정된 영역을 벗어나면, 그 내용은 채점되지 않습니다

요강의 문장은 이렇습니다. 답안지에 지정된 영역 내에서 답안을 작성해야 하며, 영역을 벗어나 작성한 내용은 평가되지 않습니다.

“감점”이 아니라 “평가되지 않는다”입니다. 이 차이가 중요합니다. 답이 맞아도, 논리가 완벽해도, 영역 밖에 쓴 부분은 채점자가 읽지 않습니다. 존재하지 않는 글자가 됩니다.

이 규정이 무서운 이유는 실수의 방향이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은 답안이 부족할까 봐 불안해서 씁니다. 칸이 모자라면 옆으로, 아래로, 여백으로 넘어갑니다. 불안이 만든 그 초과분이 정확히 0점 처리되는 부분입니다.

대비법은 하나입니다. 쓰기 전에 분량을 정하십시오. 수학이면 식의 단계를 머릿속에서 세고, 국어면 문장 수를 정한 뒤 첫 글자를 씁니다. 주어진 영역은 “이 정도 분량이면 만점”이라는 대학의 신호입니다. 칸이 모자란다면 답안이 좋아서가 아니라, 불필요한 말이 섞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규격 2. 문제 번호와 답안 번호는 반드시 일치해야 합니다

요강은 문제지의 번호와 답안지에 표시된 번호가 일치해야 하며, 이를 임의로 변경하지 말 것을 명시합니다.

당연해 보이지만 80분에 13문항을 푸는 시험에서는 당연하지 않습니다. 학생들은 어려운 문항을 건너뛰고 다음으로 갑니다. 그러다 되돌아옵니다. 이 왕복이 번호를 어긋나게 만듭니다. 한 칸씩 밀려 쓰면 그 뒤의 모든 답안이 다른 문항의 답으로 채점됩니다. 한 문제의 실수가 아니라 답안지 전체가 무너지는 사고입니다.

대비법. 건너뛸 때 반드시 답안지의 해당 번호 칸을 눈으로 확인하고 손가락으로 짚으십시오. 그리고 시험 종료 5분 전, 문제 번호와 답안 번호가 나란한지 처음부터 훑는 시간을 남겨두십시오. 이 5분은 푸는 시간이 아니라 지키는 시간입니다.

규격 3. 검정색 펜만 — 연필도, 샤프도, 빨간 펜도 안 됩니다

요강은 지정된 필기구인 검정색 펜만 사용하도록 하며, 연필·샤프펜슬·빨간색 펜 등은 사용할 수 없다고 못 박습니다.

수학을 푸는 학생에게 이건 생각보다 큰 변화입니다. 3년 내내 샤프로 풀고 지우개로 지우며 공부해 온 손이, 지울 수 없는 펜으로 처음 시험을 칩니다. 지울 수 없다는 것은 틀린 뒤에 고치는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뜻이고, 결국 답안의 순서를 미리 머릿속에서 정리한 뒤 쓰기 시작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대비법. 지금부터 남은 기간, 서술형 연습은 반드시 검정 볼펜으로 하십시오. 이것 하나만 바꿔도 실전 감각이 달라집니다. 샤프로 연습하고 펜으로 시험 보는 학생과, 펜으로 연습한 학생의 답안은 다릅니다. 시험장에는 여분의 검정펜을 챙기시고요.

규격 4. 2027학년도에 바뀐 것 — 수정테이프를 쓸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가장 주의 깊게 보셔야 할 대목입니다.

2026학년도 논술가이드북은 수정이 필요할 때 취소선(삭선)을 긋고 고칠 수 있되, 수정액·수정테이프 등은 사용 불가라고 안내했습니다.

2027학년도 요강과 논술가이드북은 같은 자리에서 취소선으로 수정할 수 있다고 하면서, 수정액·수정테이프 등을 사용 가능이라고 적고 있습니다.

규정이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실전에서 왜 중요하냐면, 작년 자료로 공부한 학생과 선배의 말이 그대로 틀린 정보가 되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후기, 작년에 다녀온 형·누나의 조언, 지난해 배포된 인쇄물 — 여기서 “수정테이프 절대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면 그건 올해 기준이 아닙니다.

다만 바뀌었다고 해서 마음껏 쓰라는 뜻은 아닙니다. 두 가지를 기억하십시오.

첫째, 요강이 먼저 제시하는 정식 수정 방법은 여전히 취소선입니다. 한 줄 긋고 이어 쓰는 것이 가장 빠르고 안전합니다. 80분에 13문항이면 한 문항당 6분입니다. 수정테이프를 붙이고 마르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그 6분에서 나옵니다.

둘째, 규정은 시험 직전까지 바뀔 수 있습니다. 수험표와 함께 안내되는 유의사항을 고사 전날 반드시 다시 확인하십시오. 이 글을 포함해 어떤 자료도 대학의 최신 공지를 대신하지 못합니다.

규격을 지키는 것이 왜 ‘점수’인가

여기까지가 규정입니다. 이제 이 규정들이 왜 당락과 직결되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가천대는 동점자를 가릴 때 논술 성적 다음으로 문항별 만점이 많은 자, 그다음으로 문항별 0점이 적은 자를 봅니다. 대학이 마지막까지 들여다보는 것이 ‘어려운 문제를 풀었는가’가 아니라 ‘아는 문제에서 점수를 온전히 지켰는가’ 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규격 위반은 정확히 그 반대 방향으로 작동합니다. 영역을 벗어나면 아는 문제가 0점이 됩니다. 번호가 밀리면 아는 문제가 0점이 됩니다. 실력이 아니라 형식 때문에 0점 문항이 늘어나는 것 — 이 시험에서 가장 피해야 할 실패입니다.

한 가지 더. 2027학년도 논술가이드북은 기출 문항마다 예상 소요 시간을 함께 공개합니다. 문항에 따라 2분에서 5분 사이입니다. 대학이 “이 문항은 2분이면 쓸 수 있다”고 말한다는 건, 답안이 길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정확히 필요한 만큼만, 지정된 영역 안에, 정해진 번호 자리에.

시험 전날 이 다섯 줄만 확인하십시오

  1. 답안은 지정된 영역 안에서 끝낸다 — 넘친 부분은 읽히지 않는다
  2. 건너뛸 때마다 번호를 손가락으로 확인한다
  3. 검정 볼펜으로 쓴다 (여분 지참)
  4. 고칠 때는 취소선 한 줄 — 수정테이프는 가능하지만 시간이 든다
  5. 마지막 5분은 번호 대조에 쓴다

연습이 규격을 못 따라간다면 — 실제 답안을 검정펜으로 써서 보내주시면, 영역·번호·서술 단계까지 문장 단위로 읽고 어디서 몇 점이 새는지 표시해 드립니다. → 서술형 첨삭 (오픈 준비 중)

이어지는 글

  • 가천대 약술형 논술 완전정리 — 전형·일정·문항구성 전체 지도
  • 80분 13문항 시간배분 시뮬레이션 (준비 중)
  • 약술형 채점의 원리 — 10점은 어떻게 쪼개지는가 (준비 중)

이 글은 가천대학교 2027학년도 수시모집요강과 2027학년도 논술가이드북의 ‘답안 작성 요령’ 조항, 2026학년도 논술가이드북과의 대조를 근거로 작성했으며 발행일 기준 정보입니다. 지원 및 응시 전 반드시 입학처 최신 공지와 수험표 유의사항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선생

25년째 학생 답안지를 채점하는 현직 수학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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